곡물 수입가 하향세…사료값 안정 ‘청신호’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크게 들썩였던 국제 곡물 가격이 차츰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 사료값 안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6월 국제 곡물 관측’을 통해 지난해 4분기 이후 국제 곡물 선물가격지수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 여세를 몰아 5월 국제 밀·옥수수·콩 선물가격이 모두 전월과 전년 대비 하락했다. 

밀 선물가격은 전월과 전년보다 각각 6.7%, 45.4% 떨어졌다. 옥수수와 콩 선물가격 역시 전월·전년 대비 각각 6.7%, 22.6%와 6.3%, 16.9% 하락했다.

이같은 가격 내림세는 ‘흑해 곡물 수출협정(흑해협정)’과 주산지 생육 호조 등에 따른 수급 개선 전망의 영향이 컸다. 

흑해협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튀르키예와 유엔(UN·국제연합)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항구 3곳에서 곡물 수출을 120일간 한시적으로 재개하도록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7월22일 맺은 협정이다. 

이후 11월17일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두고 한차례 연장됐고, 두번째 기한 만료일인 5월18일 바로 전날 재연장을 타결했다.

김지연 농경연 해외농업관측팀장은 “그러지 않아도 수급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까지 발발해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흑해 수출길이 막혀 국제 곡물 선물가격이 들썩였다”며 

“그러다 흑해협정 이후 수출길이 다시 트이고 전쟁 장기화 속에서도 세계 주산지의 곡물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가격이 내림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국제 곡물 선물가격을 따라 곡물 수입단가도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191.0까지 치솟았던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4분기 176.9, 

올해 1분기 160.4로 떨어졌다가 2분기 환율 상승에 따라 167.3으로 올랐다. 

농경연은 3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16.9% 하락한 158.8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엔 선물가격이 하락했던 올 1분기 구매 물량이 주로 도입되면서 수입단가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전쟁과 미국 파종 지연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높았던 시기에 구입한 물량이 도입되고, 환율이 급등해 수입단가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이맘때보다 올 3분기 상황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023∼2024시장연도 국제 옥수수·콩 등 곡물 생산량이 늘 것으로 점쳐지면서 국제 곡물 가격 하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경연은 재배면적·단수 증가로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에 달하는 등 2023∼2024시장연도 국제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보다 6.7%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콩 역시 브라질 생산량이 늘고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미국·아르헨티나의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전년 대비 11.7% 증가할 것으로 봤다. 

다만 밀은 전년에 기록적인 생산량을 보였던 러시아·호주, 전쟁으로 재배면적이 줄어든 우크라이나의 생산량 감소로 전세계 생산량이 0.7%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 팀장은 “옥수수·콩 생산량 증가 등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선물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해상운임도 하향 안정세라 

이 여파가 3∼4분기 곡물 수입단가에도 반영될 것”이라며 “최근 또 흑해협정 이행 제약에 관해 러·우간 잡음이 나고 있지만 이전보다 수급상황이 

좋아진 만큼 큰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며, 그보다 추후 기상 상황에 따른 주산지 작황 등이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6025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