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적신호 켜진 한우농가…“그래도 일단 버틸 수밖에”

“버텨야죠. 버티기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4일 안성 가축시장에서 만난 한우농가 A씨. 수송아지 2마리를 출하하려고 나온 그는 한우 가격 하락과 생산비 상승으로 

송아지를 출하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번식농가인 A씨는 “송아지 가격이 100만 원 이상 하락했다. 

그런데 생산비가 많이 올라서 소득도 줄었다. 송아지 가격이 350만 원 이상 형성돼야 그나마 먹고 살 수 있는데... 

지금은 송아지를 팔아도 남을까 말까 한다”고 하소연했다.

다음 경매시장에서 송아지를 내놓기 위해 시세 동향을 알아보려고 나왔다는 B씨는 “지금 시세로는 겨우 본전치기하고 있다. 

가격이 올라야 신이 날 텐데...(가격이 이렇게 하락한 상황에서) 송아지를 출하할 수 있겠냐. 소규모 농가들만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농가들의 말처럼 한우 가격은 1년 사이 급격하게 내려갔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2월 평균 송아지(6~7개월령) 가격은 

수송아지 364만 원, 암송아지 286만2000원이다. 불과 1년 전이었던 2021년 2월 수송아지 426만3000원, 암송아지 343만6000원 보다 

약 60만 원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이날 안성 가축시장에서도 120마리의 송아지가 평균 295만 원에 거래됐다. 

약 1년 전(2021년 3월 8일) 열린 경매시장의 평균가격 364만 원 보다 18.9% 추락했다.

여기에 한우 도매가격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한우농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021년의 경우 1년 내내 평균 2만 원 이상 가격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1월 1만9972원, 2월 1만9401원으로 내려갔고 

3월도 최근 10일(3월11~20일) 평균가격은 1만9158원으로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농가들의 수취가격은 떨어진 반면 사료가격을 비롯한 생산비가 상승하면서 농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당 배합사료 가격은 2019년 392원에서 2021년 462원으로 2년 동안 17.8% 상승했다. 

여기에 올해 사료업체들은 평균 50원 정도 가격을 추가 인상했고 곡물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올해 두 번째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또 한우 농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생볏짚 가격이 2021년 149원(1㎏ 기준·2021년 연평균가격)에서 173원(2월 평균가)으로 상승하는 등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조사료 가격이 모두 올랐다. 송아지를 사러 왔다는 비육농가 C씨는 “우사를 비울 수 없어서 송아지를 사러 왔다. 

그런데 2년 후 가격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보니 소를 입식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불안하다. 사료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힘들다”고 주장했다.

농가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농가들은 무작정 버틸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A씨는 “사료값은 오르고 소값은 내리면서 올해 걱정이 많다. 

정부가 사료가격 지원을 해주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대출 받아서 사료값을 메우고 농가 입장에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씨는 “떨어진 송아지 가격으로는 수익이 안 되니 직접 비육까지 하고 싶지만 소를 키울 공간이 없다. 사료가격이 부담스러우니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2월까지 송아지 거래두수는 2만4962마리(축산유통정보센터·58개 축협 기준)로, 2만2589마리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10.5% 늘었다.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이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다고 말하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출하하려는 농가들의 심리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한 농가의 말처럼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송아지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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