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협의체 구성…돼지 기준가격 안정화·정책 지원 논의해야

4.8%. 지난해 국내 돼지 전체 도축마릿수 가운데 도매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진 비율이다. 

이마저도 제주도 물량을 제외할 경우 3.5%로 뚝 떨어진다.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농축산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매시장 기능이 위축된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도매시장 출하, 농가 비용 부담 커

국내에 개설돼 있는 12개 돼지 도매시장은 그동안 국내 돈육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도매시장 출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비용 부담, 당일 출하량과 품질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큰 불안정성 등 때문에 

농가에서 도매시장 출하보다는 유통업체 직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도체 품질이 떨어져서 직거래할 수 없는 경우에만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농가들이 많은 상황이다.

대한한돈협회와 정피엔씨연구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농가에서 돼지를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경우

비육돈 마리당 운송비에 등급판정수수료, 검사수수료, 자조금, 도축비, 상장수수료까지 평균 3만4158원이 유통비용으로 들어가게 된다. 

반면 직거래 출하에선 대부분의 경비를 유통업체에서 부담해 농가에는 운송비와 자조금을 합해 마리당 평균 6859원만이 비용으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같은 등급의 돼지를 출하하더라도 도매시장에 출하한 돼지 정산 금액이 직거래보다 2만7000원 이상 적어 농가 입장에선 

직거래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통업체도 직거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돼지 도매시장은 가격 변동 요인이 크고, 

직거래를 실패한 비규격돈 처리를 위해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농가가 많아 도체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도매시장은 육량 중심으로 출하가 이뤄지는데, 육질을 우선하는 소비시장 분위기와 온도차가 크고, 

시장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도매시장 협의체 구성 필요

양돈 업계에선 도매시장이 돼지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3%대(제주 제외)까지 떨어진 도매시장 거래비율을 

8~10%까지는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고품질 규격돈을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도매시장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도매시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한돈협회가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해 개최했던 간담회에서 한 중도매인은 

“도매시장에 나오는 돼지 품질이나 물량이 불안정하면 중도매인 발길이 끊겨 도매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양돈 전문가들은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출하 농가와 중도매인, 생산자단체, 도매시장 대표, 등급평가원 등 도매시장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주문하고 있다. 협의체를 활용, 도매시장 출하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돼지 기준가격을 안정화하고,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나 인센티브제도 등을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도매시장에선 양돈 농가와 중도매인 간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고품질 규격돈 거래 비중을 높여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기홍 한돈협회 부회장은 “고령 공판장의 경우 거래가 부진했지만 지난해 2월부터 농가와 공판장, 중도매인이 함께 노력한 덕분에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농가와 도매시장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돈협회에서 기획유통수급위원장을 맡은 손종서 부회장은 “양돈 산업 안정화를 위해서는 도매시장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농가와 도매시장 구성원이 참여하는 소통창구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516